7-27 퀀트 창시자 - 에드워드 소프
차고에서 화학 재료를 모아 폭발 실험,
전자 장치 연결해서 비밀통신 장치 만들기 등
룰렛, 공의 움직임을 계산
초기 위치와 속도만 있으면 고등학교 수준 물리학으로 계산 가능
에드 소프가 특별했던 점은 ‘단순히 게임이 유리하다, 불리하다는 판단 하에 베팅’하는 것이 아닌
‘매 순간 정확하게 확률을 측정하고 어느 정도 유리한지 확인한 후에 베팅’했다는 데에 있다.
또한 상황이 변화했을 때 새로운 경우에 대한 확률을 재빠르게 판단하는 방법을 개발해 적용하였다.
사실 카드 카운팅이나 블랙잭 확률에 대한 이론은 이전에도 굉장히 많았지만, 속도가 빠르고 기계의 사용이 금지된 카지노에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렇기에 간편하게 우위를 계산할 수 있는 소프의 아이디어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캘리 공식은 ‘최대 수익률은 정보의 확실성과 비례한다’는 이론이었다.
베팅 비율 = (배당 × 승리확률 − 패배확률) / 배당
예를 들어 승률이 60%이고 이기면 2배, 지면 잃는 게임을 한다면
베팅 비율 = (1 × 60% − 40%) / 1 = 20%
즉, 20%의 금액을 베팅하면 되는 것이다. 더불어 승률이 50%보다 아래인 불리한 상황이면 아예 베팅을 하지 말아야 한다.
주식의 움직임에 대해 시뮬레이션 해보았다. 그러나 주식의 움직임은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다. 유망하다고 생각한 주식이 폭락하기도 했고, 갑자기 폭등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확률 계산 끝에 효율적 시장 가설대로 주식은 50 대 50, 즉 우위를 가져갈 수 없는 게임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우위가 없는 상태에선 아무리 해도 돈을 벌 수가 없었다.
소프는 워런트의 시세표가 신문에 매일 게시되는 경마 우승확률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결국 워런트는 적힌 가격만큼 주식이 오르느냐 마느냐 내기하는 것이었고, 워런트의 값은 주식이 그만큼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즉 확률을 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GE 주식이 10달러를 넘으면 워런트가 가치를 가지게 되고, 10.8달러를 넘는 순간 이익을 내기 시작한다. 소프는 그 즉시 펜을 들고 컴퓨터 앞으로 가서 계산하기 시작했다.
도박에서 확실한 근거 없이 이길 거라고 믿는 것처럼 다수의 사람들이 워런트를 사면서 뚜렷한 이유도 없이 주가가 상승할 거라고 기대했다.
승률이 50%도 되지 않는 워런트라는 게임은 해서는 안 되는 도박이다. 그러나 소프는 반대로 생각했다. 승률이 50%도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워런트를 팔면 되는 것이었다.
만약 주식이 충분히 오르지 않으면 워런트를 판 돈은 고스란히 수익이 된다. 물론 주식이 너무 많이 오르면 주식으로 교환해주고 손해를 볼 수도 있다. GE가 10달러를 넘지 못할 확률은 57%다. 기대값과 실제 가격의 차이는 0.3달러. 소프에게 유리한 게임이었다.
소프는 과대평가된 워런트를 사람들에게 빌려서 팔기로 하였다. 워런트를 가진 사람들은 어차피 팔 생각이 없었고 빌려주면서 이자 수익까지 얻을 수 있으므로 기꺼이 빌려주었다. 소프는 워런트를 팔고 적힌 가격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고스란히 그 수익을 얻었다. 그 다음에 휴지조각이 된 워런트를 사서 갚으면 됐다.
한동안 그는 워런트로 실험을 계속했다. 소프의 예상대로 반 이상의 워런트는 교환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유효기간이 만료되었다.
워런트의 가치는 0이 되었고 소프의 수익은 점점 늘어갔다. 그러나 이러한 워런트 판매 알고리즘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먼저 이익의 변동 폭이 너무 컸다. 만약 주식시장이 급격히 상승한다고 해보자. 모든 워런트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소프는 크게 손실을 입게 된다. 반대로 주식시장이 평이하거나 하락하면 많은 워런트가 이익을 낸다.
어떤 상황에서도 큰 손해를 막는 전략
헤지(Hedge)
소프는 카지노에서 룰렛을 하면서 뼈저리게 배웠던 캘리 공식을 떠올렸다. 캘리 공식은 결국 유리한 만큼만의 리스크를 골고루 배분해서 베팅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는 워런트를 파는 것이 60% 승률이라면 100번의 게임을 했을 때 60번 이기고 40번 지는 것(즉, 20의 이익)이 아닌, 매 게임 0.2의 수익을 얻고 싶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소프는 패배했을 때의 시나리오를 계산해 보았다. 워런트를 팔았을 때 어떤 경우에 패배하게 될까? 패배를 한 경우는 주식이 상승하였을 때이다. 주식이 상승하면 손해를 보며, 크게 상승할수록 손해의 양 또한 엄청나게 커진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정량의 주식을 함께 가지고 있으면 된다. 만약 주식을 사고 워런트를 팔면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 비싸게 책정된 워런트로 돈을 벌 것이고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으로 번 돈이 워런트에서 기인한 손해를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모든 시나리오에서 우위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를테면 [GE ― 10달러 워런트]를 0.8달러에 팔고 GE 주식 1주를 8달러에 샀다고 하자. GE가 11달러가 된다면 워런트에서 0.2달러의 손해를 본다. 그러나 주식에서 3달러 이익이기 때문에 합해서 2.8달러 이익이다. 만약에 GE가 7.3달러로 하락했다고 치자. 주식에서 0.7달러 손해 보았지만 워런트 판매로 0.8달러 벌었다. 총 0.1달러 이익을 얻게 된다. 이렇듯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큰 손해를 보지 않고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것이다. 소프는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손해 보는 상황을 막는 울타리 전략 바로, 헤지(Hedge)를 처음 시도하게 된다.
워런트 헤지(또는 델타 헤지) 알고리즘으로 소프는 안정적이고도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이 거래 알고리즘은 손이 많이 가는 단점이 있었다. 워런트 자체의 물량이 많이 없었고 수수료도 비쌌기 때문에 조건에 맞는 워런트를 찾기 위해서 오랜시간 신문이나 가격표를 쳐다보아야 했다.
제 워런트 알고리즘은 잘 작동하지만 관리를 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쓴다는 단점이 있어요. 워런트 조건이 변경되거나 가격 상황이 급변했을 때 대처하기 위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라면 제가 한가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보아하니 워런트와 주식과의 관계를 매번 새로 계산을 하고 계시는군요. 그건 정확하고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급변하는 시장에서는 좀 더 빠른 근사값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침 제 연구실에 있는 천공 카드 시스템이 시장의 변화를 근사해서 자동으로 읽어서 필요할 때만 출력을 하고 있는데 이를 워런트 시스템에 적용시켜보는 것은 어떨까요?"